2007년 03월 02일
표절이 아니라 짜깁기가 문제다
표절 사건들이 몇 건 있었는데, 이젠 과학계 원로들이 공저라는 <탐욕의 과학자들>은 아예 대놓고 80여 페이지를 빼겨버려서 결국 책을 편저로 바꾸는 해프닝이 벌어졌나보다.
표절... 참 애매하기는 하다. 자료를 가지고 글을 써야 하는 경우에 3~4 문장을 그냥 따오기도 그래서 말을 풀어서 쓰는데, 몇 문장 뒤에 다시 또 그 자료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또 다시 인용부호를 달기도 애매한 경우, 문장에 대해서 재인용 기호를 달지 않고 쓰는 일이 가끔 생긴다.
내 경우에는 각주를 왠만하면 안 달고 글을 쓰려다보니... 그런 적이 가끔 있다.
표절이라고 말을 하지만 진짜 문제는 표절이 아니라 짜깁기다. 대학원생들이 여기저기 조각조각 갖다 붙이면 선생이 한 번 쓱 - 보통은 이것도 박사과정의 선임들이 보고 만다 - 하는 구조에서 표절이라는 멋진 표현은 오히려 과도한 칭송이다. 안 그런 논문들이 별로 없다.
교수들, 그러니까 신문에 칼럼 낼 정도로 유명한 교수들이 직접 쓰는 글은 칼럼 정도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 상황에서 표절 시비라는 것은 오히려 호사스러운 일일 것 같다.
황우석 교수의 저 유명했던 논문에서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사진 몇 장 뽀샵실 한 게 아니라 논문 자체가 그런 짜깁기의 협동분업(!)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 논문이 제대로 될리가...
정부 보고서도 대충 그렇다. 300페이지에서 400페이지까지 가는 보고서들에서 새로 만드는 내용은 잘 해야 열 장에서 열 다섯장, 나머지는 들여다보기가 민망한 짜깁기들이다. 이건 자기들도 안 보고, 보고 받는 사람들도 안 보고, 동료들도 안 본다.
짜깁기를 안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현실과 부딪히면서 바로 결심한 일인데, 그래서 조금은 고통스럽게 모든 것을 직접 써야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 한 것 같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결심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 당시에는 건강했기 때문에... 몸으로 때웠다.
제일 어려웠던 것은 조선일보 같은데 남의 칼럼 대신 써주는 일이다. 기관장이나 나보다 훨씬 힘 있는 사람들이 정식 보고라인을 따라서 글 쓰라고 하면 쓰는 수밖에 없는데, 도대체 내가 어떻게 조선일보 시각에 맞추어 기관장 입맛까지 맞추면서 조선일보에 글을 쓰겠는가. 그래도 썼고, 잘 썼다고 한동안 썼다. 아직도 내 이름으로 신문에 쓴 칼럼보다 월급쟁이 시절에 남의 칼럼 써준 숫자가 더 많다.
그런 일들이 지금도 계속해서 벌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 대학원 학위지만 학위 논문 써준 적도 있다. 박사 논문 틀 잡아주고, 이리저리 튜닝한 걸로 치면... 난 박사 학위를 열 번은 더 받았을 것이다.
내가 내 인생에서 아직도 즐겁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의 이 골 때리는 대학원을 나오지 않아도 좋았다는 점 하나? 물론 그만큼 월급쟁이 생활하면서 당할만큼 당한 셈이지만, 그래도 그 때는 학위가 있어서 최소한의 인격 정도는 지킬 수는 있었다.
짜깁기로 쓴 글들을 공무원들을 오히려 좋아한다. '종합적인 시각'과 '충분한 문헌 조사'...
DJ DOC 노래대로 그야말로 "짜깁기가 문제야, 문제, 우리나라 망치는 짜깁기가 문제..."
표절... 참 애매하기는 하다. 자료를 가지고 글을 써야 하는 경우에 3~4 문장을 그냥 따오기도 그래서 말을 풀어서 쓰는데, 몇 문장 뒤에 다시 또 그 자료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또 다시 인용부호를 달기도 애매한 경우, 문장에 대해서 재인용 기호를 달지 않고 쓰는 일이 가끔 생긴다.
내 경우에는 각주를 왠만하면 안 달고 글을 쓰려다보니... 그런 적이 가끔 있다.
표절이라고 말을 하지만 진짜 문제는 표절이 아니라 짜깁기다. 대학원생들이 여기저기 조각조각 갖다 붙이면 선생이 한 번 쓱 - 보통은 이것도 박사과정의 선임들이 보고 만다 - 하는 구조에서 표절이라는 멋진 표현은 오히려 과도한 칭송이다. 안 그런 논문들이 별로 없다.
교수들, 그러니까 신문에 칼럼 낼 정도로 유명한 교수들이 직접 쓰는 글은 칼럼 정도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 상황에서 표절 시비라는 것은 오히려 호사스러운 일일 것 같다.
황우석 교수의 저 유명했던 논문에서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사진 몇 장 뽀샵실 한 게 아니라 논문 자체가 그런 짜깁기의 협동분업(!)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 논문이 제대로 될리가...
정부 보고서도 대충 그렇다. 300페이지에서 400페이지까지 가는 보고서들에서 새로 만드는 내용은 잘 해야 열 장에서 열 다섯장, 나머지는 들여다보기가 민망한 짜깁기들이다. 이건 자기들도 안 보고, 보고 받는 사람들도 안 보고, 동료들도 안 본다.
짜깁기를 안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현실과 부딪히면서 바로 결심한 일인데, 그래서 조금은 고통스럽게 모든 것을 직접 써야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 한 것 같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결심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 당시에는 건강했기 때문에... 몸으로 때웠다.
제일 어려웠던 것은 조선일보 같은데 남의 칼럼 대신 써주는 일이다. 기관장이나 나보다 훨씬 힘 있는 사람들이 정식 보고라인을 따라서 글 쓰라고 하면 쓰는 수밖에 없는데, 도대체 내가 어떻게 조선일보 시각에 맞추어 기관장 입맛까지 맞추면서 조선일보에 글을 쓰겠는가. 그래도 썼고, 잘 썼다고 한동안 썼다. 아직도 내 이름으로 신문에 쓴 칼럼보다 월급쟁이 시절에 남의 칼럼 써준 숫자가 더 많다.
그런 일들이 지금도 계속해서 벌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 대학원 학위지만 학위 논문 써준 적도 있다. 박사 논문 틀 잡아주고, 이리저리 튜닝한 걸로 치면... 난 박사 학위를 열 번은 더 받았을 것이다.
내가 내 인생에서 아직도 즐겁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의 이 골 때리는 대학원을 나오지 않아도 좋았다는 점 하나? 물론 그만큼 월급쟁이 생활하면서 당할만큼 당한 셈이지만, 그래도 그 때는 학위가 있어서 최소한의 인격 정도는 지킬 수는 있었다.
짜깁기로 쓴 글들을 공무원들을 오히려 좋아한다. '종합적인 시각'과 '충분한 문헌 조사'...
DJ DOC 노래대로 그야말로 "짜깁기가 문제야, 문제, 우리나라 망치는 짜깁기가 문제..."
# by | 2007/03/02 17:18 | 그냥 잡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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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글 내용이랑 다른 거라서 여쭙기 죄송하지만, 잘 아시는 분들에게
꼭 물어보고 싶어서요. 제가 불어에서 우리말로 옮기는 게 조금 있는데, 항상 아쉬운 게 좋은 사전이더라구요. 불어는 워낙 좋은 사전이 많아서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요. Tresor de la langue francaise나 Grand Robert de la langue francaise 사전에 대한 간략한 코멘트 부탁 드릴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그 쪽 사정에 대해서 잘 아실 것 같아서요. 덧붙여, 혹시 아신다면 독어나,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사전 중 아주 좋은 것도 추천해 주시면 정말 '눈물나게' 고마울 것 같아요. 저는 불어 전공자는 아니고 그냥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답니다.
요즘은 삼화 사전 씁니다. 대개 유학생들이 삼화 사전 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