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때문에 고민이다

내가 만든 정책들과 말이 몇 가지 있는데, 대부분 그냥 갔다 쓰고 말도 자신들이 했다고 한다.

별로 신경 안 쓴다. 좋은 정책과 좋은 말이 퍼지는 건 좋은 일이다. 가끔 환경성 질환과 같이 이 말을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맥락까지 같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공해병이라는 말을 가지고 고민하다가 환경성 질환이라고 범주를 바꿀 때에는 두 가지 고민이 있었다. 광양에 있던 피부병의 경우는 포항제철과 직접적 연관성이 의학적으로는 검증되지 않고, 그러나 개연성은 높다, 이런 경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해서 입증의 의무를 피해자에게 두지 말고 그 전체를 리스트로 공지해 달라는 게 첫 번째 생각이었다. 두 번째 생각은 일본에서 썼던 방식인데, 그렇게 리스트에 있던 것들에 대해서는 공공의료의 진료비를 면할 수 있게 하자는 게 두 번째 생각이었다. 환경으로부터 피해를 받아 생긴 질병인데, 돈까지 물라고 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일본이 최근 이렇게 한다. 그런데 말은 사람들이 가져갔는데, 이건 전혀 엉뚱하게 진화를 했다.

연관되서 가슴 아픈 일이 조금 더 있다. 이런 질병에 대해 코홀트 조사를 해야 한다고 한동안 외쳤는데, 그게 또 전혀 엉뚱하게 갔다. 그러면 안된다고 조금 더 외쳤는데, 그야말로 그 '계'에서 왕따가 되었다. 별로 신경 쓰지는 않지만, 문제가 해결될 방향이 아니라 엄한 넘들이 너무 많이 배부르는 상황으로 진행되는게 가슴이 조금 아프다.

늘 반성하는데, 지난 12년 동안 내가 하자고 한 것 중에서 정말 괜찮게 된 건 별로 없고 - 아주 없지는 않다 - 많은 경우 엉뚱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고래 보호의 경우도 좀 그렇다. 그래도 그건 아주 나쁜 경우는 아니지만, 발전소 몇 개의 레이아웃 같은 경우는 차라리 입 다무는게 나았을텐데, 괜히 말 했다가 영 엉뚱하게 가서 아주 마음 아프다. 그 일이 내가 아주 높은 연봉을 받던 이전 직장을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엇던 직접적 계기였다. 심통내지 말고 버티고 앉아서 풀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아주 가끔 든다.

공짜 버스에 관한 생각은 2년 전에 처음 구상을 했고, 신문이나 매체에도 몇 번 썼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에는 세상에 얼굴을 보일 뻔하다가 결국 죽었다. 몇 가지 다양한 버전이 있기는 한데, 이것도 골 아픈 문제이기는 하다.

이 넘이 다시 세상에 나올려고 한다. 앞에 서서 이상한 모습으로 바꾸지 않도록 지켜보는 일을 해야할지, 늘 그랬듯이 알아서들 하시오라고 눈을 감을지, 판단이 잘 안 선다. 경험상, 눈 감는 쪽으로 마음이 가기는 하는데, 몇 년 후에 또 마음 아프게 될 것 같아서, 자꾸 고민을 해보게 된다.  

by 비나리 | 2007/01/17 04:13 | 그냥 잡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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