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夫인가 功夫인가?

공부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공부와 노동의 차이에 대해서 따져보는 중이다.

공부라는 말은 우리가 언제부터 썼을까? 중국에서는 이 공부를 뭐라고 할까?

일단 영어에서도 work라는 같은 단어를 상요하고, 불어로는 travailler라는 똑같은 동사를 사용한다. 독일어에서도 arbeiten이라는 단어가 똑 같다.

그렇다면 중국어에서는,,, 불행히도 난 북경어를 한 학기 배웠을 뿐인데, 옛날 기억을 아무리 되돌려봐도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87년 6월 항쟁이라고 부르는 그 학기에 중국어를 수강했었는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생기면서 수업은 "저는 북경 대학학생입니다"라는 표현까지만 들어갔다.

공부에는 工夫가 있고, 功夫가 있다. 뒤의 공부는 쿵푸라고 발음한다. 영화 <쿵푸 허슬>의 원 제목이 功夫되겠다. 그렇다면 원래의 의미인 工夫는? 사람들이 내공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그 내공할 때 功夫인지 아니면 공업이라고 표현할 때 그 工夫인지?

교육 '인적자원'부에서 하는 공부는 工夫가 맞다. 그저 공업의 장식품에 불과하고, 나름대로는 공업의 토대에 해당하는 산업역군들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강하게 가지고 있다. 원래의 게리 베커가 얘기한 인적자원론은 그렇게 무식한 얘기까지는 아니었는데, 그야말로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이 단어 고생 많이 한다. human capital을 더 지금처럼 대중화시키는 이론의 첫 단초를 제공한 것은 폴 로머라는, 모두가 천재라고 부르는, 그러나 이제는 환갑에 가까와진 경제학자이다. 그가 이 얘기를 할 때만 해도 externality라고 하는 외생효과를 중심으로 얘기를 전제하고, spill-over effect라고 하는 교육의 공공적 기능이 강조되어 있기는 했다.

공부에서 자신에게 뭔가 쌓이면 功夫이고, 노동시장의 한 구성원으로 자신이 상품화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 그래서 chronography의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경쟁의 수단일 뿐인 것은 工夫라고 구분하면 어떻게 될까?

교육인적자원부의 장학사들과 선생님하다 공무원되신 사무관들께서 교육의 신성함을 아느냐고 난리 부르스를 추실 것 같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이라는 말을 붙여놓고 신성하게 존경하라고 요구하는 그 분들도 너무 웃기시는 분들이다.

by 비나리 | 2007/01/13 12:17 | 출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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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붤뤠 at 2007/01/13 20:32
오늘의 짬뽕되겠군요. ㅋ
Commented by oshud at 2007/01/14 13:38
교육인적자원부..정말 제목부터 웃기는 부처인 것 같아요. 인간을 자원으로 바라보는 건 경제관료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것도 논란으 여지가 있는 판에...ㅡㅡ;
Commented by 연애편지 at 2007/01/14 19:16
웃음보다는 씁쓸한 슬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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