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장점과 단점

길게 보면 블로그를 닫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중인데, 아는 기자와 방송국의 꽤 높은 자리에 계시는 분들이, 화들짝... 댓글을 제한하더라도, 그냥 열어두는게 좋을 거라고...

나도 몰랐는데, 이 블로그는 거의 개인언론을 한참 뛰어넘어 거의 유일하게 종합 논평이 나오는 곳이라고...

내가 직접 아는 경우는 방송국 작가들이 몇 명 이 블로그에서 죽치고 있고, 기자들도 몇명 떠나지를 않고, 공기업의 높은 분 몇 명이, 종종... 그들은 댓글을 다는 대신에 나에게 직접 연락을 하거나, 때때로 간담회 같은 것을 직접 만들고 날 부른다...

몰랐는데, 동아일보나 이런 데에서 여기에 나온 논평을 가지고 기사 쓰는 일이 종종 있다고... (이런 걸 워낙 안 보니까, 내 글이 인용되어도 정작 나는 모른다...)

하여간, 모든 기자들이나 방송국 작가들이 그런 건 아닌데, 취재 나가는 대신에 블로그에 오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하긴 내가 칩거를 시작한 이후로 집앞 놀이터에까지 방송국 차량이 찾아온 적이 몇 번 있어서 동네 사람들에게 민망스러운 장면이 연출된 적이 몇 번 있기는 하다. (교육방송을 지지하는 나는 교육방송만 직접 찾아가는 경향이 있다...)

좌파들의 공론장 같았던 매체들이 거의 힘을 못쓰는 시기에, 그거라도 열어두고 있으라고... 몇 명이 심각하게 경고를 했다.(이런 닫는 것도 내 맘대로 못하다니...)

블로그가 개인 사이트보다 유일하게 좋은 점은, 해킹 방어를 하지 않아도 좋다는 점이다. 나도 몇 개의 사이트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데, 트래픽 엄청 걸리기 시작하면, 정말 골 아프다.

이글루가 네이버 보다 좋은 점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스팸성 광고들을 지우는 일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점이 있다. 어떻게 하는 건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글루가 광고 방어해주는 것 하나는 잘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은 점은... 완성된 글과 첫 번째 초고 사이에 있는 어정쩡한 글들, 어지간하면 쓰레기통으로 바로 향하게 될 것 같은 글도 일단 써보고, 다시 생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하드가 통채로 날라가는 일이 몇 번 있었는데, 그 중의 일부는 블로그에만 남아있는 글들이 있다.

나쁜 점은... 그외의 모든 점은 다 나쁜 점이다.

나도 가끔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는 일을 하기는 하는데, 이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질문은... "자신이 극우파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한 번쯤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극우파 전성시대라서, 평균적으로 남들하고 똑같이 생각하고, 예를 들면 강호동이 하는 말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면, 거의 오토매틱 메카니즘으로 극우파로 배달된다. 황우석 사태가 딱 그랬는데, 모든 황우석 지지자가 전부 극우파는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그런 몇 가지 생각들을 주위 사람들과 기계적으로 공유하면, 그야말로 기계적으로 극우파가 된다.

90% 정도의 블로그는는 극우파 분위기를 짙게 풍기고 있으며, 그 중에 5%는 아주 중증 극우파이고, 5% 정도의 블로그만이 "저는 극우파가 아니예요"라고 적극적으로 항변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요즘의 블로그는... 사회의 평균 비율보다 뭐든지 조금씩 높다. 마초주의도, 사회 평균보다는 블로그가 높아 보인다.

극단적 애국주의도 사회평균보다는... 블로그 평균이 높아 보인다.

동시에 책 안 읽는 비율도, 소위 블로거 비율이 더 높은 것 같다. 몇 사람은 아주 적극적으로 "나는 책 따위는 보지 않는다"라고 이마에 붙여놓고 있다. 물론 책 안 봐도 좋긴 한데, 가끔 미래가 걱정되는 것 같은, 그런 증후군을 보이는 블로그를 가끔 본다.

그리고 역시 90% 이상의 블로그들은 애정결핍증 증상을 보인다. 안스럽다. 이것도 사회평균보다 높은 비율 같다.

결론적으로... 하루 종일 블로그만 돌아다니는 블로그 중독증 환자는 극우파 애정결핍증 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증상을 사회심리학에서는 메저키즘이라고 정의한다. 그런게 사회적 단점인 것 같다.

순수 unplugged 상태를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갖는 것이 좋고, 일부러라도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독서도 하지 않고, 벽만 쳐다보면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상태를 한 시간 정도는 갖는 것이, 집착으로부터 잠깐 벗어나고, 가난한 삶의 고통으로부터 잠깐 벗어나서, 새로운 창조가 생겨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명상, 요가, 대충 이런 것들은 사기를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것으로부터 unplugged 되어 있는 상태가 사람이라는 동물에게는 필요할 것 같다. 블로그... 너무 많이 하면 자동적으로 극우파되기 딱 좋은 조건이라서, 자신이 극우파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 보다는 아예 모든 것과 단절하는 경험을 잠깐이라도 갖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움의 아고라에 누군가 가보라고 해서 가봤더니, 참 볼만했다. 데이타를 구할 수 있다면, 다음과 네이버의 몇 가지 경향을 가지고 통계분석해보면 재밌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자본, 무서운 거다. 다음이든, 네이버이든, 이미 그런 분석결과를 다 가지고 있을 것 아니냐... 세상에는 우연한 것이 별로 없다. 네트워크 세상이라도 마찬가지이다.

이것만 놓고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살살 욕하면 화내지만, 쎄게 욕하면 오히려 부드러워지는, 그런 증상이 생겨난다. 노무현한테 딱 걸리기 좋은 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블로그들이 극우파 성향을 보이는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by 비나리 | 2007/08/03 17:21 | 그냥 잡담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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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강좌] 88만원 세대를 위한 우석훈의 명랑경제학
참여연대의 시민강좌 프로그램 주경야독 2탄은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선생님이다. 강좌명 하여, "88만원 세대를 위한 우석훈의 명랑경제학" ‘88만원 세대’를 아십니까? 졸업 후 취직까지 평균 11개월, 재학 중 취업과외비 연 200만 원, 55%가 비정규직, 비정규직 평균 임금 88만원. ‘88만원 세대’는 한국 사회의 20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경제학자 우석훈 씨가 낸 책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학점에 목숨 거는 세대, 도무지 사회에는 ......more

Linked at 터 : 인터넷 성찰기 : 38.. at 2008/03/01 13:12

...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주어진 이 세대가 그 어느 때보다 자본종속적인 현재의 역설은 바로 이러한 원인 때문인지 모른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unplugged된 상태로 지내자는 우석훈의 주장은 그래서 의미롭다. 과연 인터넷으로 쓴 시간은 그로부터 얻은 무언가에 값하는 것이었는가. 하나를 얻은 핑계로 나머지 아흔 아홉의 시정없음을 변명하고, 공중에 날려버린 ‘ ... more

Commented at 2007/08/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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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8/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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