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이 먼저 나오다


기분이 영 그렇더니 결국은 2권이 1권을 추월하는 일이 벌어졌다. Theories des organisations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 내가 책을 내게 될 일이 있을줄은 몰랐는데...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Jean-Pierre Dupuy 책과 비슷하게 된 셈이다. 뒤삐가 내던 시절보다 10년 뒤에 나온 셈이라서, 그 시절에는 게임이론이 static model이었는데, 나는 조금 더 dynamic model을 많이 참조했다. 하긴... 그 시절에는 게임이론에서 dynamic model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는 최정규 박사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과 쌍둥이 책에 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수학적으로는 reference가 거의 겹친다... 하긴... 최정규 박사에게 많이 배웠다.

뒤삐가 조직 얘기 풀 때에는 mimetism, 모방적 행위 하나만을 가지고 풀었었는데, 그 시절에는 젊은 뒤삐에게 사람들이 전부 천재라고 그랬었다. 그는 요즘 뭐할까?

나는 <스팀보이>가지고 풀었다. 책 쓰는 내내, 에니메이션 <스팀보이>를 경제학 책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그런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스팀 보이의 '스팀'이라는 뜻은 사람 이름이다. 스팀가의 장남, 대충 그런 뜻이다. 이 만화는 "아톰, 그건 아니다"라는 질문을 가지고 있고, 지난 10년 동안 나온 일본 에니메이션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극우파는 싫어요"라는 노골적인 은유를 가지고 있다.

<스팀 보이>를 구성하는 두 줄기는, '아톰은 싫어요'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여기에서 무기를 만들고 파는 그런 재단이 하나 나오는데, 이 재단 이름이 바로 오하라이고, 스팀 보이 옆에 여자 주인공처럼 나오는 철없는 소녀의 이름이 바로 스칼렛이다... 개미허리로 숱한 여성들을 괴롭혔던 그녀의 이름이 바로 스칼렛 오하라... 바로 그 스칼렛의 소녀 시절 애기이고, 미국의 극우파를 형성하는 기본 축의 하나인 남부의 노예상이 결국 지금의 무기상들 아니냐... 이런 은유를 가지고, 스팀가의 용기가 세상을 위기에서 구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결국 소녀 스칼렛은 스팀과 헤어진 셈이다.)

하여간... 나도 만화를 좋아하기는 너무 좋아한다. 생각해보면,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의 기본 줄기와 이미지는 '에반게리온'에서 가지고 왔다. 폭주가 바로... 에바 초호기의 폭주에서 이미지를 따온 것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어디에다 얹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아픈 아이들의 세대>는 반지의 제왕에다 얹었고, 음식국부론은 국부론에 얹었고...

워낙 중층구조를 좋아해서, 몇 개를 가지고 기본 뼈대를 만드는 일을 내가 좀 즐기는 것 같다.

수학식 몇 개를 써놓고, 변수들 가지고 책을 쓰고 싶은데, 이러면 아무도 읽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방정식 형태를 가지고 있는 몇 개의 문학작품이나 만화 혹은 에니메이션 위에다 얹게 되는 것 같다.

by 비나리 | 2007/08/03 11:48 | 출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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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쟁가 at 2007/08/03 12:01
헉...결국 2권이 먼저..ㅜ.ㅜ 표지는 저도 첨 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Commented by 하얀그림자 at 2007/08/03 16:48
음..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었군요^^ Yes24에 들어가보니 아직 안풀렸네요. 다음주부터나 주문이 가능하겠죠? 8월은 우박사님 신간과 보낼듯 합니다^^

우박사님 블로그를 알게된 이후에 책 구입비가 급증하고 있어 용돈운용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지만 그래도 현실에 그냥 매몰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있다는 나름대로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답니다.
Commented by 비나리 at 2007/08/03 19:58
이 책에는 브로델에 대해서만 별도의 꼭지가 하나 마련되어 있습니다. 브로델에 대해서 제가 평가했던 것은, 아마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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