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는 어떤 시대가 될까?

얼마 전에 한국 A와 한국 B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외국에서 중국 분석할 때 중국 A와 중국 B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생각을 곰곰 하다가 한국도 유사한 상황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조금 더 생각해본게 이 글이 되었다. 일본은 아직 일본 A와 일본 B로 분화하는 중은 아니다. 일본의 지식인도 일본이 중국이나 한국처럼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조금씩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동경대학에서 학위받고 아직 일본에 있는 지인이 서울왔을 때 들은 적이 있다.

노무현 시대는 한국 A와 한국 B가 본격적으로 갈라지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내 생각에는 별로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으로서는 가장 유력해보이는 이명박 시대는 어떻게 될까?

부동산에 관해서는 아마도 더 형편없어 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점인데,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보면 그렇게 예측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었을 때에도 여전히 명박 도사가 무조건 그렇게 대역사를 많이 벌리고 공사판으로 만들게 될 것인지? 이건 모르겠다. 워낙 노무현 시대에 계획된 대역사가 많아서 대통령이 된 이명박이 그 위치에서 조금 생각을 달리 할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 이건 좀 두고 볼 일이다.

어쩌면 오히려 행복 도시 같은 것을 정지시키고, 행정 수도 이전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전체적인 총공사량은 오히려 노무현 시대보다 줄어들 가능성을 아주 배제하지는 못한다. 서울시 행정에서 뒤의 절반에 그런 일이 좀 벌어진 적이 실제로 있기는 하다. 제 2 롯데월드가 결국 섰는데, 만약 이명박이 아니었다면 성남시의 서울공항이 그 자리에 있기가 아주 어려웠을 것이고, 그래서 이명박 시장이 약간 이 사건과 관련이 있기는 하다.

복지정책 같은 것은 노무현 시절에도 대폭 뒤로 후퇴하였는데, 이명박 시대에는 훨씬 뒤로 갈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대기업과 하층민 사이의 관계에서는 담론과 정책 기조가 상당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복지 정책은 현재 누가 되더라도 엄청나게 프레임을 바꾸면서 새롭게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노태우 대통령 이후로 한국의 복지 정책은 사실 경제 수준에 비하면 강력하게 추진되었던 편인데, 재원 등의 문제로 진짜 좌파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엄청나게 늘리기 어렵고, 또 현실적 여건으로 엄청나게 줄이기도 어렵다. 그러나 같은 정책을 하더라도 정책 기조의 변화에 의해서 양상만은 엄청나게 바뀔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교육정책은... 이건 현재에도 개판 5분 전인데, 완전히 골 때리는 시스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은 서울 시장 시절에도 특목고와 뉴타운을 패키지로 만들면서, 예를 들면 송도 신도시 같은 것을 정신적인 이상향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듯은 뉘앙스를 많이 풍겼는데, 그 시절에는 서울시 교육청을 서울 시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 이래저래 대척점이 형성되었었지만, 아마도 교육부 장관은 엄청 골 때리는 분을 임용하면서 어디로 갈지는 나도 상상하기가 어렵다. 교육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지금보다 훨씬 전면화되고, 노골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생태정책의 경우는... 이미 노무현이 전개한 골 패는 양상을 그대로 이어받아, 농업은 이제 죽었다고 봐야할 것이고, 콤팩트 시티 같은 것들을 통해서 숲은 일부 늘리고, 건물들은 더 고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 "포기할 곳은 포기하고, 지킬 곳은 지킨다"의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국립공원에 대한 보호는 조금 더 강화되지만, 새만금이나 일부 갯벌 그리고 열등지로 분류된 곳들에서는 찬란한 개발사업들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경제는...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명박은 세계적 경쟁구조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건설업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와 다음 세대의 문제와 같이, 사실은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곳에 대해서는 좀 '터프'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빈민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 펼쳐질 것이고, 중산층을 어느 정도로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겠지만... 예상해본다면 이미 노무현 시대에 가속화된 한국 A와 한국 B의 분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경제의 펀터멘탈이 지수상으로도 확실히 나빠질 그런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누구에게 좋은 시기가 열려지는가? 그를 지지하는 35%의 지지자들의 기분은 분명히 좋아질 것이고, 극우파들의 기분은 좋아질 것이기는 한데, 계층상으로 그들에게도 경제적 이익이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다.

노동운동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아마 최류탄이나 물대포가 DJ 이후로 다시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 노사분규와 사회갈등이 일상화된 그런 혼돈의 시기 비슷할 것 같은데, 이 혼돈 속에서 준비될 다음 세력의 전개 양상은 매우 복합적이면서도 다양하게 될 것이다.

10대와 20대의 삶은 더욱 가혹해질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그만큼 40대와 50대의 삶이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희망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질문을 바꿔보면 조금 명확해질지도 모른다. 이데올로기 공세와 문화적 변화 일부를 제외하면 노무현 시대보다 더 나빠질 것 같지는 않다. 큰 구조상의 차이가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야당지였던 조선일보가 여당지 조선일보로 바뀌지만, 그들의 영향력은 지금도 막강하기 때문에 사실 크게 뭐가 바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물질적 기반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명박 시대에도 여전히 희망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희망이 없고, 어디에서인가 새로운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변하는 것은 없다.

이런 점에서 혹시 펼쳐졌을지도 모르는 이회창 시대에 대한 예상과는 많이 달라보인다. 그의 경제공약이 조금 더 펼쳐진다면 미래 가늠하기가 조금 편한데, 현재로서는 경부운하와 택도없이 노무현식으로 제시한 성장률 외에 그는 아직 제시한 것이 거의 없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현 정부의 기조에서 많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FTA를 비롯해서 동북아와 금융체계까지, 사실 거의 승계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역사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죽거나 나쁘거나>라는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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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나리 | 2007/07/28 00:29 | 그냥 잡담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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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연애편지 at 2007/07/28 14:24
"노태우 대통령 이후로 한국의 복지 정책은 사실 경제 수준에 비하면 강력하게 추진되었던 편인데," 이부분이 잘 이해가 안되네요;; 여유 있으면 설명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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